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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성조숙증, 어떻게 대처할까>

상담심리치료전문가 2011. 5. 13. 09:12

<급증하는 성조숙증, 어떻게 대처할까>

연합뉴스 | 김길원 | 입력 2011.05.13 06:15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제주

 8~9세 이전에 유방 발달하고 고환 커지면 성조숙증 의심

전문가 "정확한 진단과 조기치료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요즘 초등학생의 초경 연령이 빨라지면서 성조숙증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성조숙증 아이는 2004년 2천700명에서 2008년 1만4천700명으로 5년 새 5배 이상 증가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사춘기가 너무 빨리 시작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유방발달이 시작된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를 성조숙증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아이 자신의 신체가 친구들과 다르기 때문에 사회에서 받는 상처다. 둘째는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히기 때문에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키가 너무 작다는 점이다.

서지영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기에는 또래 아이보다 키도 더 크고 체중도 더 나가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절반가량이 약 15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인에 따라 진성과 가성으로 구분 = 조기 사춘기의 대부분은 '진성 조기 사춘기'로 대다수는 원인을 알지 못하지만, 30%가량은 중추신경계의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진성(True)이라는 것은 여성의 몸에서 성선을 자극하는 축이 성숙한 상태를 말하는데, 실제로 배란이 일어나고 임신도 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성(Pseudo)은 대개 난소나 부신의 질병과 관련돼 발생한다.

이때 2차 성징은 유전학적으로 여자가 여성답게 되기도 하지만, 이와 반대로 남성화하기도 한다.

진성 조기 사춘기는 빠르면 만 3~4세에 나타나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의 뇌종양, 뇌의 선천성 기형, 수두증, 뇌염, 결핵성 뇌막염, 갑상선 저하증 등이 있으며, 원인불명인 경우도 많다.

뇌종양이 원인이면 두통이 심하거나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다.

반면 가성 조기 사춘기는 여아는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난소의 종양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난소물혹, 선천성 부신 과형성, 부신종양 등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남아는 선천성 부신 과형성, 부신종양, 융모성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여아가 호르몬이 함유된 크림을 사용하거나, 경구용 피임약을 사고로 복용한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조기진단으로 성조숙증 여부 정확히 감별해야 = 성조숙증의 증상은 성호르몬 분비증가에 의한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로 나타난다.

여아는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사춘기가 많이 진행되면 월경이 시작된다. 이에 비해 남아는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지며,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처럼 사춘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에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 여부와 종류를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사춘기의 발달이 약간 빠르다고 해서 모두가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가 빨리 왔지만, 정상범위 내에 있는 것인지, 정상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감별하는 게 중요하다.

체격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뼈 나이(골 연령)가 자기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선 경우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서 교수는 "진단은 자세히 병력을 이야기하고 신체검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장 속도의 변화, 성조숙증의 가족력, 출산력, 과거 병력, 성 호르몬 노출 여부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아이의 키와 함께 정확한 성적 성숙도, 성선자극 호르몬검사, 중추신경계 사진,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뼈의 성숙도를 측정하려면 손과 손목의 방사선 촬영을 6개월마다 반복하기도 한다. 시상하부나 뇌하수체 이상에 의한 진성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하다.

◇'사춘기 억제제'로 치료…빠를수록 좋아 = 치료는 조기 사춘기의 원인과 범위, 진행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종양의 수술적 치료가 아니라면 대개는 약물로 치료한다.

진성인 경우 약물사용은 진단이 된 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약제는 평균사춘기의 연령까지 성선(난소)이 자극되지 못하도록 억제함으로써 배란을 억제하고, 키가 크는 속도를 늦춰 보다 큰 키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서 교수는 "대개는 치료 1주일에 성선 자극호르몬이, 2주일에 성호르몬이 저하되고, 2차 성장은 점차 소실된다"고 말했다.

사춘기 억제제는 4주에 한번 근육주사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월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골 연령 검사를 통해 손실된 예측 키가 회복됐으면 종료하게 되는데, 보통 여아는 만 11세, 남아는 만 12세가 넘으면 중지한다. 부작용은 주사 부위의 국소 통증, 발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도움말 : 서지영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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